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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생애 첫 약국에서 일하는 초보약사의 일기 / 문전약국 페이 약사의 솔직한 이야기 #1
    약/약사 2021. 3. 2. 22:41

    안녕하세요 꽤 오랜만에 포스팅하게 되네요!

     

    군인에서 어느샌가 약사한명이 되어서

    일을 하게 된지 5개월이나 지났네요.

     

    시간이 이렇게 빠릅니다 현생 적응하느라

    분주하게 살았더니만 벌써 시간이..

     

    전 그사이에 30대에 입성했답니다 ^~^

     

    제 근황을 말씀드리자면 현재는

    문전약국에서 페이약사로 일하고 있어요!

     

     

     

    쪼꼬매 많이 오래된 옛날의 문전약국

     

     

     

    오늘 포스팅해볼것은 제가 일하면서 느낀점들입니다

     

    약국안의 약사로서의 느낀점 뿐만 아닌

    사회초년생의 느낀점들도 섞여있을 수도 있겠네요

     

    제가 일하는 곳은 큰 대형병원앞의 문전약국

     

    그야말로 1번자리 약국이에요

     

    찾아오는 처방건수가 500건은 가볍게 넘을 정도고,

    한 건의 처방일수도 180일치도 흔해요.

     

    작은 일수 처방도 간간히 있지만 보통 장포(긴 처방)이

    많고 제가 본것중 가장 긴것은 760일짜리였어요..

     

    아니... 760일은 365 * 2를한것보다 긴 날짜라

     

    유통기한까지 꼼꼼히 보고 약을 내드려야하니

    어지간히 까다롭더라구요 검수하는데만 20분 ㅠㅠ

     

     

     

     

    지금 약국의 층수도 단층이 아니고, 약사들을 포함한

    직원들이 총 30명정도 되는 커다란 약국이에요

     

    저는 그중에서 조제를 하는 파트에 자리가 나서

    일을 하게 됬는데 사람수가 많다보니 하는 일들이

    고도로 세분화 되어있더라구요

     

    일을 시작하며 처음에 느꼈던 감정은

    "여기는 현대판 컨베이어 벨트구나!" 였어요

     

    저는 그저 벨트위의 노동자일 뿐이었고

    약사직무의 환상이 깨지는건 당일이었어요.

     

    더도말고 덜도말고 생산직 단순노동자였습니다

     

    옆에서 직원들 일하는것 보면 생활의 달인에 나오는

    달인들마냥 손 움직이는 속도는 다들 고니였어요

     

    저는 뭐 서투르게 약을 세고 있었고요..

     

    세면서 느꼈지만, 일을 할수록

    내가 두각을 나타낼 분야는 아니라고 느꼈고

     

    ' 이 분야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거같고..

    그럼 난 어떤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까?'

     

    이런 잡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직원들도 전화받는것보면 (투약파트에서 걸려오는 전화)

    AI로봇마냥 무미건조한 말투고

     

    만약 조제실의 분위기를 색깔로 표현하자면

    잿빛 회색빛이었습니다

     

    무지하고 힘없는 노동자들의 시간과 인력을

    자본가는 이렇게 앗아가는구나

    이런 생각도들었구요ㅋㅋㅋ

     

     

    칙칙 그자체

     

     

     

     

     

    그리고 제가 일했었던 조그마한 로컬약국에 비해 여기는 규모가 크다보니 한가지 나타나는 현상이

     

    일이 많고 사람도 많다보니 일을 잘하고 못하고가 직원들의 보이지 않는 급으로 여기여 지는것 같더라구요

     

    고용주입장에선 정말 땡큐한 상황인거죠

     

    알아서 경쟁(?)체제로 작업장이 돌아가니깐요

     

    약국에 약도 정말 많아서 약찾는거부터 헤메기 일쑤였고 실수도 많이 했어요

     

    정말 약이 많고 복잡하고 그 약국 고유의 시스템을 따라가야했기에

     

    경력이 많은 사람이 와도 처음엔 헤멜수 밖에 없을 것 같긴해요

     

    어쨌든 저의 첫 사회생활이기도 했고, 못하는 만큼 열심히 해야한다 생각해서 열심히 했어요

     

    돌이켜보면 이게 초심인지 상황때문인지도 모르겠는게

     

    일은 정말 끝이없이 실시간으로 밀려와요

     

    일하면서 핸드폰볼 여유, 심지어 화장실도 가고싶을 때 못갑니다

     

    2~3시간정도 참은적도 있네요. 왜냐구요? 앞에 일이 산더미인데

     

    같은일을 배정받은사람이 있는데 제가 일을 잠시 미뤄두면 컨베이어벨트가 일시적으로 스톱되거나

     

    같이 일하는 사람한테 과부하가 들어가거든요

     

    비단 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렇습니다. 그렇게 이 약국은 돌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 약국의 특징이 여초에요

     

     

     

    꽃ㅊ아니 꽃밭

     

     

    남자직원 둘셋정도 계시는데, 박스옮기거나 무거운것 나르는 그런 힘있는 분들이 필요해서 계신것 같고

     

    말한번 할 기회도 없습니다. 식사시간도 30분단위로 총3시간에 걸쳐서 식사를 하러나가거든요

     

    11시반부터 첫 점심시간가진분이 식사하러가시고, 마지막에 들어오시는분은 2시반에 들어오셔요.

     

    어찌됬건 대부분인 90%이상의 직원은 여자입니다

     

    얼마전까지 남초의 끝판왕 군대에 있다 나왔지만 , 여초사회는 쌩판 처음이긴 했어요

     

    여초든 남초든 사실 사람by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남초가 이렇다 여초가 이렇다 말할 순 없지만

     

    단순히 지금 있는 약국만을 기준으로 말해볼게요

     

    저는 이 약국에서 일한 이후로 원래 계시던분과 대화를 한적이 없어요

     

    일이 바빠 대화할 여유가 없는 시간도 근무시간의 95%지만, 저한테 말을 거시는 분도 없고

     

    저도 일습득에 낑낑대고, 남는시간엔 반알로 미리 잘라놓는 담당약이 있어 그거 자르느라 더 이야기를 못했어요

     

    지금 느끼는 거지만 바쁘고 할일이 있어도 친한사람들끼리 이야기는 다 하더라구요

     

    단지 저는 이곳에서 일에 서툰 신입이었고, 스스로 이곳에서 일정기간 까진 짐이 되는 사람이라고 느껴서

     

    사람들과 친해지는것은 나중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일을 배우는데만 집중했어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약간 주눅든것도 있는 것 같아요

     

    여자들과 말을 못하는 성격은 전혀 아니지만, 여초안에 있을 때 조금 움츠러드는게 있긴 하더라구요

     

    거기에 신입약사다보니 일도 서툴러 눈치보이고, 그저 열심히 배우고 적응해나가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쓰다보니 엄청 길어지겠네요

     

    오늘은 이만 출근때문에 취침해야하니 ㅠ_ㅠ 요기까지 작성하구

     

     

     

     

    2편에서는 저에게 벌어진 사건, 그안에서 깨닫고 느끼는 점들을 말씀드릴게요 ^.^

     

    너무늦지않게 찾아올게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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